The memory gene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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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우리의 삶엔 언제나 건물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일어나는 그 어느 행위 하나도 건물 없이는 온전히 이룰 수 없다.

우리의 삶이 물리적공간과 떼어낼 수 없는 필연적 관계라면, 그것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주도적으로 형태 짓는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특정 기억들을 만들어내는 데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는 하나의 장치로 말이다.

햇살 드는 공간 한편 마련된 앉음턱에서 바람에 스치우는 나뭇잎들의 소리를 들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눴던 기억, 포근한 그늘막이 있는 공간에서 뛰어놀았던 기억, 함께 모여 앉아 커다란 창 너머 높은 하늘을 보며 맛있는 식사를 하던 기억 등과 같이 좋은 기억들을 삶의 전반에 켜켜이 쌓아 놓을 수 있다면 살아가는 데 있어 하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일이다.

기억은 주관에서 생겨나지만 그것들이 일어나는 전후맥락을 파악해 보면 공간적 요소는 필수불가결적으로 존재한다. 어디에 앉는가, 어디서 먹는가, 어디서 상대와 상호작용을 하는가 등과 같은 물리적 요소들이 어떤 컨디션인가에 따라 어느 특정 부분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파장을 갖는다.

그렇다면 공간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는 그곳에머물 사람들의 인생 한 조각을(비록 자그마할지라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어떤 기억을 유도할 것인가. 어떤 기억을 생성할 것인가. 우리의 삶엔 언제나 건물이 있다.

The memory generator
( hardware )


The memory generator
( softwa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