臨死[事] : 임사



digital drawing
2022
누구나 살아가며 한번쯤은 실패를 겪는다. 웃어 넘길수 있는 실패가 있는 반면 죽음과도 같은 실패가 있다.

그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따듯하며 평온한, 그러나 초현실적인 곳에서 고통, 절망, 좌절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오히려 직면하게 한다.

어느새 그것들은 객관화된 채 승화되고 다시 앞으로 걸어나갈 원동력이 되는, 회생의 경험이 있는 공간을 그려보고자 했다.




臨死[事]

임사






臨死

속세를 떠나 죽음을 마주한다.

그리고,

臨事

새로이 태어나 다시 삶에 임한다.




구릉과 같은 지점에서 안착시켜 땅에 묻혀있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안개 깔린 소나무숲 사이 좁고 긴 길을 따라 죽음에 이른다.
관과 같이 땅에 묻혀있는 공간으로 걸어들어간다.




기대 앉아있는 사람의 머리맡을 고요히 거닐다보면 공동묘지에 성묘를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죽음과의 조우이다.




관에 누운듯 앉아서 하늘을 조망한다.
땅과 하늘의 경계가 모호해져 공중에 떠있는듯 하다.
바닥과 등받이에 깔린 열선이 온기를 전한다.

평안히 땅에 묻혀 죽음을 직면해본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던 출구에 돌아돌아 도착하였다.

안식과 평안과 같은 비슷한 것을 안고 다시 생으로 돌아간다.

새로운 출발이다.